최근 이사를 했다. 이사 직전까지 일에 치여 있던 나는 자연스레 이사 준비를 등한시했고, 이사 당일에야 간신히 포장이사의 도움을 받아 짐을 옮겼다. 본가에서 독립하는 이사였기에 나르는 짐 정리가 완료되는 이틀간은 본가에서 더 머물렀다. 방마다 비치된 박스와 스크래쳐, 캣폴, 나르가 쓰던 숨숨집과 화장실 등 나름 만반의 준비가 갖춰졌다고 생각한 날 나르를 데리고 왔다. 나르는 새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꼬박 하루를 패닉상태로 개구호흡을 하다가 잠들기를 반복했고, 그 후로도 이틀간 사료를 입에도 못대서 그나마 먹는 츄르로 최소한의 탈진만 막아주면서 연명했다. 원래도 겁이 많은 고양이였는데, 같이 살던 조로와 떨어져 혼자 새로운 공간에 툭 던져져서 심하게 겁을 먹은 것으로 보였다. 애기때부터 모든것을 함께한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