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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얘기

고양이 화장실 제대로 고르는 법, 5종류 화장실 실사용 후기 (페스룸, 묘래박스, 강집사 외)

조로나르 2021. 10. 4. 01:37

자신의 행복만큼이나 고양이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우리 집사님들에게 집고양이의 삶의 질을 올리는 방법 중에서도 가장 직관적인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올바른 화장실 정책"이다.
고양이가 볼일을 잘 보는 것은 장수와 직결되기 때문에 좋은 화장실 환경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고양이는 신장이 매우 약하다. 배변 문제가 생길 경우 신장에 바로 데미지가 가는데, 혹여나 신장 질환이 생길 경우 경중에 상관없이 거의 하늘나라로 가게된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평소에 배변을 편안하게 해주는데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고양이를 위한 올바른 화장실 정책은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게 커스텀해야겠지만 아래 세가지는 확고하게 말할 수 있다.


'큰 화장실' '뚜겅 없는 것' '벤토나이트'


그럼 이제 내 나름 경험하며 세운 화장실 이론을 공개한다.
마음 급한분들은 3번 항목에 추천 화장실과 실사용기까지 적혀있으니 바로 스크롤 내려보시길.

1. 화장실은 "거거익선(巨巨益善)"

쾌적한 환경에서 볼일을 보는 것은 상당히 기분좋은 일이다.
깨끗하고 잘 마른 바닥, 반짝이는 세면대와 변기, 내가 선호하는 디퓨저 향기와 핸드워시, 그리고 약간의 온기를 가진 화장실. 상상만 해도 좋지 않은가?
물론 인간의 화장실을 이렇게 잘 관리한다는 것은 상당한 정성이 들어간다. 이에 비하면 고양이 화장실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일은 꽤 간단한 편이다. 그냥 큰 화장실을 갖다놔주고, 하루에 2~3회 모래만 퍼주면 되니까.
그저 큰 화장실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추가로 적자면 고양이 몸 길이의 '1.5배' 정도 크기 이상부터가 적당한 크기라고 한다. 성묘 평균 길이가 35~45cm 사이임을 고려하면 화장실은 최소 한쪽면이라도 55~70cm 정도 크기는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1.5배'는 어디까지나 최소의 기준일 것을 감안해서 여유있게 고르자.

2. 뚜껑있는 화장실은 인간의 이기적인 선택이다.

초보집사 시절 고양이 화장실엔 무조건 뚜껑이 있는게 좋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아늑해보이는데다가 가격도 더 비싸니 당연히 좋은줄 알았지.. 물론 좋긴하다. 인간에게만. 흔히 후드형 화장실이라고 불리는 뚜껑있는 화장실류들은 사막화 현상 완화와 화장실 주변 악취 감소라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

후드형 화장실은 종류가 다양하고 예쁘게 생긴것도 많아 우리의 지갑을 열리게 하곤 한다.

하지만 고양이에게도 과연 후드형 화장실이 좋을까? 아래 내용을 한번 읽어보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1. 고양이를 엄청나게 불안하게 만든다.

야생에서 고양이는 육식동물 중 최약체에 속한다. 늘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에 본인의 흔적들을 지우고 다니는 습성이 있다. 볼일을 보고 모래, 흙 등으로 덮어서 가리는 습성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고양이에게 배변의 순간은 자신의 존재를 냄새로 주변에 강하게 알리는 순간이기 때문에 상당한 위기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방이 막혀있는 화장실이어서 도망갈 곳이 없다? 나갈 입구는 하나뿐인데 그 앞에 무서운 뭔가가 있다? 답이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고양이가 편안한 마음으로 배변을 하게 해주려면 오픈형 화장실이 좋다.
여담이지만 우리집 둘째는 완전 애기때부터 내가 키워서인지.. 똥쌀때 꼭 나를 옆에 불러둔다. 가디언이 지켜주는 느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서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하다 (헤헿)

즐똥중 집사가 어디 안가는지 확인하는 나르

2. 화장실 안에서 악취가 진동한다

우리 애기들의 똥오줌은 냄새가 상당하다. 몸집도 작은 녀석이 냄새는 나보다 더 강한것 같다. 그래서인지 많은 집사들이 탈취제를 비롯해서 냄새를 잡으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악의 선택이 후드형 화장실이다.
뚜껑을 덮어서 냄새를 가린다라.. 그럼 그 뚜껑 안은 어떻겠나. 그 속으로 우리 고양이들은 들어가고 싶을까 생각해보면 답은 나올 것이다.

3. 고양이 화장실 실사용 리뷰

화장실 구매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내가 직접 써본 제품들 위주로 리뷰를 좀 해보려한다.
벤토나이트나 두부모래에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들이므로 펠렛이나 크리스탈 등 다른 모래를 쓰고 싶은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근데 부탁인데, 당신의 고양이를 사랑한다면 벤토쓰자. (왜 벤토나이트를 써야하는지는 다음 기회에 적어보겠다.)

1. 오픈형 화장실 3대장 <페스룸, 묘래박스, 강집사>

일단 나는 고양이 화장실 삼대장이라고 불리는 브랜드 것들은 다 써봤다.
셋 다 매우 잘 만든 화장실이지만 내 추천 순서는 "묘래박스 > 강집사 > 페스룸"이다.
우선 각 제품 스펙만 비교해보면 이렇다

브랜드/제품명 크기 (가로x세로x높이) 총 구매비용 (제품가격+배송료) 비고
묘래박스 점보 75 x 51 x 36 46,800원 (배송료 4,000원) 덧대, 삽통 옵션 추가 가능
강집사 초대형 플러스 73 x 55 x 37 42,300원 (배송료 3,500원) 삽통 추가 가능
페스룸 와이드 커브 리터박스 69 x 50 x 40 57,900원 (배송료 3,000원) 추가옵션 없음

우선 세 화장실이 공통적으로 괜찮은 점은 좋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안좋은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오줌싼 자리의 모래가 바닥에 쉽게 들러 붙는다. 이 경우 삽으로 긁어내도 깔끔하게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 전체청소를 더 자주해줄 수 밖에 없게된다. 묘래박스/강집사/페스룸 제품에서는 그런 경험이 거의 없었기에 재질은 믿을만 하다.
강집사 제품의 단점은 코너 부분이 너무 둥글다는 것이다. 이 둥근 코너는 고양이가 구석에 볼일을 봤을때 삽으로 잘 긁어내지지 않게 만든다. 또 발굴 과정에서 구석쪽으로 덩어리가 굴러들어가면 이것도 꺼내기가 좀 불편하다.

강집사, 내껀 초대형 플러스는 아니고 그냥 초대형이다. 내가 약간 불편해서 그렇지 김나르씨는 매우 좋아함

페스룸은 제품 자체는 좋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1만원~1.5만원 정도 비싼데 비해 크기는 제일 작다. 분리형이라 청소에 용이하다고 하는데, 막상해보면 큰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발판도 사막화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어차피 사막화 방지 패드 깔아야한다.) 이런 이유로 재구매 의사가 없다.
묘래박스는 제일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쓰면서 딱히 불편한 점을 느껴본적도 없고, 고양이도 아주 좋아한다. (우리 고양이도 쓰는걸 가만히 지켜보면 세 화장실 중 묘래박스, 강집사, 페스룸 순으로 들어갔다.)

묘래박스 점보에서 즐똥중인 김나르씨


2. 아이리스 화장실 (PUNT-530)

요녀석이다. 최근엔 잘 쓰질 않아서 당근에 내놓을때 찍어둔 사진밖에 없다.&amp;amp;amp;nbsp;

좁은 원룸살던 시절에 후드형 화장실은 싫고, 사막화는 좀 막아보고 싶어서 사봤던 탑도어 형태의 화장실이다.
53x41x37 사이즈로 아주 작은편은 아니고, 일제답게 조립식 아다리도 기가 막히게 잘 맞는다. 삽걸이도 굉장히 잘 걸리고 뺄땐 쉽게 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일본 제품들 이런 디테일 잘 만드는건 정말 인정해 줘야한다.)
어렸을때는 그래도 마지못해 들어가서 쓰긴 했었는데 좀 크고 나서는 아예 쳐다도 안본다. 후드형과 마찬가지로 폐쇄적이어서 불안감을 유발하는데다가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것도 불편해서 싫어했을 걸로 추측해본다. 볼일을 보고나서 휙 뛰어올라야 나올 수 있는 구조여서 뛰어 오를때 모래가 사르르 퍼진다. 사막화 방지에도 그닥 효과는 없었다는 결론.

3. 대형 고양이 화장실 (평판형) 싸구려 버전

대충 이렇게 생겼다.&amp;amp;amp;nbsp;

아직 초보 집사시절에 사놓고 잘 쓰는 제품. 네이버에다가 '대형 고양이 화장실' 이라고 치면 이것과 비슷한 제품들이 제법 나온다. 아주 저렴하고 (배송비 포함 2만원 이내에 구매 가능하다) 충분한 크기를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플라스틱이 좋은 재질이 아니어서 벤토나이트가 젖으면 엄청 들러 붙는다. 이 청소를 주기적으로 해줘야하는데 쉬운일이 아니므로 자주 하기가 힘들다. 돈을 아끼고 싶거나 내가 좀 깔끔한 성격은 아니다 싶은 분들은 그냥 이런거 사서 쓰는것도 나쁘지 않다. (필자의 본가에서는 아직 서브화장실로 잘 활용중)

마치며

화장실에 대해서 하고 싶은말이 엄청 많은데 하나 둘 적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오늘은 실사용기까지만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처음 키우는 분들 두부모래와 벤또중에 고민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는데 기관지에 큰 문제가 있으신게 아니라면 벤토나이트를 더 추천한다.
다들 좋은 화장실 골라서 고양이와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