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장난감을 고르는 법
그리고 사지 않고 집에 있는 물건으로 놀아주는 법
오늘은 고양이 장난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풀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싼 장난감에 돈 쓰지말라는 것.
고양이는 2만원짜리 낚시대든 200원짜리 고무줄이든 똑같이 재밌게 놀 수 있는 녀석들이다.
고양이가 행복한 사냥놀이를 하기 위한 조건은 비싸고 예쁜 장난감이 아니라 노는 시간 만큼은 고양이에게 집중하는 집사의 정성이다.

나도 비싼 장난감을 사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을 무렵 사료, 간식, 모래, 스크래쳐 등 사야할 물건들이 너무 많은데다가 사이트마다 가격도, 제품 종류도 다 달라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아무거나 막 장바구니에 주워담아 결제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것들은 언젠간 사용하게 되는 소모품이라 비싼 가격임에도 돈이 크게 아깝지는 않았는데, 두고두고 아까운 카테고리가 있었으니 바로 고양이 장난감이다.
참 여러가지를 샀었다. 디자인이 예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비싼 것부터 ai가 탑재됐다나 뭐라나 하면서 내가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알아서 놀아 줄 수 있는 최첨단 기계까지..(인공지능 고양이 장난감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고양이는 바보가 아니다. 아직 발달 과정에 있는 싸구려 인공지능 기계 따위는 고양이를 감당할 수 없다.)
대부분의 장난감은 고양이가 좋아하도록 설계된 장난감이기 때문에 (놀랍게도 전혀 고양이가 좋아하지 않게 생긴, 오직 인간의 만족만을 위해 디자인 된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장난감도 가끔있다.. 이런건 잘 거르도록 하자) 장난감을 들고 놀이 분위기를 조성해주면, 사냥모드가 켜지며 되며 아주 즐겁게 노는 고양이를 볼 수 있다.
딱 3일 정도는.
이후에는 흥미가 떨어져서 놀질 않는다.

장난감을 오래 갖고 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싸게 주고 산 장난감들.. 오랫동안 질리지 않게 갖고 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내린 결론은 '그런 방법은 없다' 이다.
물론 집사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스킬의 차이에 따라 약간의 기간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상당히 빠른 시간안에 질려하는게 고양이라는 족속들이다. 따라서 고양이가 활발하게 뛰어놀며 에너지를 소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난감을 자주 교체해줘야 하는데, 그럼 우리는 또 장난감을 사는데 돈을 쓰고 지갑이 얇아지게 될 것이다.
집사 여러분의 지갑도 지키고 고양이들도 즐겁게 사냥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오늘 나는 내가 분석한 원인과 거기에 따라 도출한 결론을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전문가분들이 계실 수도 있다. 나의 개인적인 분석임을 미리 명시한다.)
고양이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 가장 신경쓰게 되는 부분이 바로 환경 조성이다. '수직 공간 확보', '마리당 1.5개 이상의 화장실', '숨을 공간 마련', '곳곳에 비치된 스크래쳐' 등.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한정된 공간 안에서 평생을 보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너무 똑같은 환경에서만 평생을 보낸다면 권태로움에 빠질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아주 까다로운 녀석들이다)
자연상태의 고양이가 살던 환경인 숲속을 상상해보자.
매일 자라나는 풀과 나무의 역할을 하는 것이 스크래쳐와 캣타워이고, 넓게 펼쳐진 흙밭이 곧 화장실이며,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은신처가 우리가 마련해주는 숨숨집이다.
그리고 매일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사냥감들(작은 동물이나 새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장난감”이다.

그런데 그 사냥감이 일주일 내내 똑같은 녀석만 나오면 어떻겠는가?
사람으로 치면 엄마가 곰탕을 끓이셨는데 일주일 내내 아침점심저녁 곰탕만 주시면 어떻겠는가?
아무리 곰탕이 비싸고 정성들여 만든 영양가 가득한 소울푸드라 한들..
재미없을거다. 기대도 없고.
이게 바로 고양이들이 비싼 장난감이라도 금세 질려하는 이유고 우리가 장난감을 자주 바꿔줘야하는 이유이다.
이번엔 어떤 장난감을 마련해줘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자.
일단 오뎅꼬치나 뀡깃털, 터널 같은 소소한건 다양하게 여러가지를 사는게 좋다.
어떤 분들은 오뎅꼬치는 유아용이니 성묘가 되면 잘 안가지고 논다고 하기도 하는데, 최소한 우리 애들 기준으로는 오뎅을 더 좋아한다.
그 외에는 집에 있는 물건들로 그때 그때 장난감화 시켜서 놀아주면 되는데 아래 목록의 것들을 활용하면 아주 효과적이다.
- 비닐
- 구멍이 있는 무언가 (휴지심, 돌돌말은 책 등)
- 카페트 (카페트 밑에 손이던 막대기던 뭐든 넣고 흔들면 게임끝)
- 끈
- 너덜너덜하게 찢은 키친타올 (청소는 좀 빡셈)
- 작은 가죽 쪼가리

물론 위의 목록은 예시일 뿐이고 대애애애애~충 고양이 몸집보다 작고 씹을수(?) 있는 정도의 새로운 물건이면 뭐든 OK. 시야 밖에서 살짝 살짝 보여주며 흔들면 다 장난감이다.
이게 포인트다. 살짝살짝 유혹하며 흔들기.
이것 저것 시도해보며 본인 고양이의 취향을 알아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집을 비싸고 예쁜 고양이 장난감으로 꾸미고 채워나가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고 말릴 생각도 없지만, 그 장난감들을 사는게 전부가 아니라 정성스레 놀아줘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자.
고양이는 아이와 같아서,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부분에 더 크게 반응한다.
그럼 집사 여러분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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