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번째 고양이 조로가 파양끝에 우리 집에 정착하게 된 사연 마지막편
#3 마침내 가족으로!!
평일에는 회사에서 팀원들과 함께 지내고 주말에는 우리 집에서 지내는 조로의 일상이 루틴이 되어갈 때 즈음 회사 쪽에서 변화가 생겼다.
홍대 변두쪽의 조그마한 빌딩 2층에서 4명으로 시작했던 신생팀이었던 우리가 제법 자리를 잡았고 팀원도 늘어나면서 가로수길로 사무실을 확장 이전하게 된 것이었다. 새 사무실 인테리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던 차에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다.
비싼 장비들이 사무실에 들어게 되면서 총무를 담당하던 실장님이 세콤을 설치했고, 세콤 경비가 활성화 된 상태에서 고양이가 돌아다니게 되면 세콤 경비원이 출동을 하게 되므로.. 조로가 더 이상 사무실에서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속으로 기뻤다.
“오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고, 아빠도 조로랑 많이 친해졌으니까 조로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원래 정이 많으신 우리 아빠는 사정을 듣고 나서 역시나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조로를 만난지 약 1년여만인 2015년 봄 마침내 조로는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
그 동안 매주 주말마다 와있었기 때문에 집을 옮겼다는 느낌이 확 와닿지는 않았다. 그냥 일주일에 3일 있던 넘이 매일 있으니 더 좋다 정도. 하하
딱 한가지 아쉬웠던건 조로와의 출근길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앞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조로를 데리고 왔다갔다 했었다고 했는데 결국 불편함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때 즈음에는 월요일과 금요일의 출퇴근은 엄카를 빌려서 조로를 태우고 다니는 형태로 루틴이 짜여져 있었다.
조로는 일반 고양이들과는 다르게 매우 과감하고 용감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조로의 타투샵에서의 외도썰을 풀도록 하겠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밖을 보는 것도 처음엔 좀 무서워하다가 나중에는 즐기는 것 같았다.
아침 일찍 나와서 막히기 전의 강변북로를 달리고 있노라면 조수석쪽 앞유리를 딛고 올라서서 햇살을 맞으며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는 조로의 모습은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다. 운전 중이라 사진도 못찍어서 내 머리에만 남아있는 참 아름다운 기억이다.
어쨌든 모든 살림살이를 옮겨오고 나서 조로는 빠르게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시작했다기보다 도착과 동시에 그냥 적응이 끝났다.
평일 낮에도 조로가 집에 있으니 엄마도 덜 외로운 것 같아서 좋았고, 아빠가 퇴근하시면 강아지처럼 달려나가서 놀자고 조르는 조로의 모습과 오자마자 조로를 찾는 아빠의 모습도 좋았다.
처음부터 그 자리가 조로의 자리인 것처럼 느껴졌달까.
게다가 조로가 온지 5년이 지난 지금 처음에는 고양이라면 질색을 하시던 할머니도 조로를 좋아하며 밥을 챙겨주신다. 91세 인생 내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으셨는데 그게 바뀐걸 보면 대단하다.
안정된 가족이 생기고 (사무실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했었다.) 확고한 본인의 집이 생기니 고양이도 더 행복해져 보이더라.
앞으로도 조로와 함께 보낼 즐거운 나날들이 기대된다.
그럼 오늘도 조로를 괴롭히는 아빠 영상을 투척하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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